어젯밤에 잠이 들려면 깨고 또 잠이 들려면 깨고를 반복하다가 그냥 침대에서 나와서 책장에서 꺼내 든 책이 이거였다. 학생 때 개미 시리즈랑 뇌를 읽은 후 정말로 오랜만에 읽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이었다. 잠 들 때까지만 읽으려고 했는데 두세 시간만에 끝까지 다 읽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새벽 5시 넘어서야 잤지.

요즘 스마트폰을 주로 쓰다 보니 긴 글 읽는게 힘들어졌는데 이 책은 단편 모음집이라 호흡이 짧아서 읽기가 편하다. 삽화도 수준이 높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다 읽고 났을 때 비슷한 유형의 글을 써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인데 이 책이 딱 그랬다. (한편 내 기준에서 더 좋은 글은 그 글에 나온 대로 행동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이다.)

하여튼 재미있게 읽었다. 추천!


정통 바둑 문제 1 - 김동면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데, 나에게는 아무리 즐겨도 잘 못 하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유기화학이고 다른 하나가 바둑이다.

바둑 책을 처음으로 제대로 읽어봤던 건 고등학생 때다. 대학교 수시 면접 가기 바로 전날에 우연히 이창호 바둑 교본 1권에 꽂혀서 밤 늦게까지 바둑책을 보고 다음 날 면접을 보러 갔었다.

하여튼 나는 바둑을 참 재미있어하지만 잘 못 한다. 이 책은 거의 10년 쯤 전에 우연히 구한 어린이용 바둑 교재다.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찔끔찔끔 풀다 보니 다 푸는데 10년이 걸렸다 -_- 사실 이 정도면 중간에 그만 둘 법도 한데 어찌어찌 다 풀었다 ㅋㅋ 다 풀고서 후련한 마음으로 책을 버렸다. 나 나름의 책걸이라고 해야 하나 ㅋ


조지 오웰. 참 많이 들어 본 작가다. 하지만 지금까지 조지 오웰 책을 한 권도 읽어 본 적이 없었다. 지난 주에 감기 때문에 몸이 안 좋아서 중국어 공부를 쉬었는데, 쉬는 김에 책을 한 권 읽어야지 하다가 잡은 게 조지 오웰의 1984 였다.

흡입력이 대단한 책이다. 재미있어서 술술 읽힌다. 영어로 표현하면 page-turner 라고 하면 적당할 듯.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아 이게 스탈린을 비판하는 내용이구나 하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이게 만약 요즘 나온 책이었으면 북한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겠지.

읽으면서 새삼 내가 정말 행복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1984라는 제목은 이 책이 나온 1948년의 뒷 두 숫자를 뒤집은 거라고 한다. 1948년의 세상은 실제로 이 책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을 거다.

전자책 회사에 다니는 분이 책을 한 권 선물해 주시겠다고 하길래 이 책을 골랐다. 나는 이어령 씨의 책을 참 좋아한다. 이어령 씨의 책은 언제나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은 중앙일보 기자 강형모 씨가 이어령 씨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화체이고 술술 읽힌다. 읽다가 평소에 내가 갖고 있던 생각과 비슷한 부분을 찾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다 읽은 시기: 올해 2월 경)


작년 말 ~ 올해 초에 걸쳐서 장미의 이름을 읽었다. 전자책으로 읽을 땐 몰랐는데 다 읽고 나서 보니 페이지 수가 장난이 아니었다 ㅋ

정말로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이지 현대에 나온 고전이라는 말이 딱 맞아 보인다. 특히나 기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재미있게 읽힐 거다 ㅎ

2015년 1월 6일에 산 책인데 사 놓고 안 읽다가 2017년 11, 12월에 읽었다. 재미있었다. 다중 언어 구사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설명을 해 주고, 널리 퍼져 있는 오해도 바로잡아준다. 추천!



오히려 상, 높을 상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황해도는 황주와 해주, 평안도는 평양과 안주, 함경도는 함흥과 경성이고요. 여기에 경기도를 합하면 흔히 말하는 '조선 팔도'가 됩니다. 경기도는 경주와 기주가 아니라 서울(京) 근처(畿, 서울 주위 500리 이내라는 뜻)라는 뜻이고, 조선 시대에 제주도는 전라도의 일부였습니다.


경상도의 어원이 된 경주(慶州)와 상주(尙州)는 둘 다 경상북도에 있습니다. 신라의 수도로 유명한 경주와 함께 상주도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역사 도시입니다. 신라 법흥왕 때에 상주(上州)라고 부르다가 경덕왕 때에 한자를 바꾸어 상주(尙州)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특산물로 곶감이 유명하지요.


상주의 상(尙)에는 여러 뜻이 있는데, 사전에서 찾으면 '오히려'라는 뜻이 제일 위에 나옵니다. "그 일은 아직 시기상조(時機尙早)인 것 같지 않아?"라고 할 때 尙이 '오히려'의 뜻으로 쓰입니다. 때(時)와 기회(機)가 오히려(尙) 이르다(早), 즉 아직은 때와 기회가 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신라 시대에 도시 이름을 '오히려 고을(오히려 상, 고을 주)'이라고 짓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서 찾아보니 尙에는 '높다, 높이다'라는 뜻도 있네요. 성품이 고상(高尙)하다고 할 때, 무언가를 숭상(崇尙)한다고 할 때 尙이 이 뜻으로 사용됩니다. 상주라는 이름도 '높은 고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상덕(尙德, 성딱)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지금까지 저 이름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다가 감이 와서 찾아보니 사전에 상덕(尙德)이 '덕을 받들어 귀하게 여김'이라는 뜻이라고 나와 있네요. 이렇게 새로운 지식을 또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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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수요저널 연재: http://wednesdayjournal.net/news/index.html?section=94&category=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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