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상, 높을 상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황해도는 황주와 해주, 평안도는 평양과 안주, 함경도는 함흥과 경성이고요. 여기에 경기도를 합하면 흔히 말하는 '조선 팔도'가 됩니다. 경기도는 경주와 기주가 아니라 서울(京) 근처(畿, 서울 주위 500리 이내라는 뜻)라는 뜻이고, 조선 시대에 제주도는 전라도의 일부였습니다.


경상도의 어원이 된 경주(慶州)와 상주(尙州)는 둘 다 경상북도에 있습니다. 신라의 수도로 유명한 경주와 함께 상주도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역사 도시입니다. 신라 법흥왕 때에 상주(上州)라고 부르다가 경덕왕 때에 한자를 바꾸어 상주(尙州)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특산물로 곶감이 유명하지요.


상주의 상(尙)에는 여러 뜻이 있는데, 사전에서 찾으면 '오히려'라는 뜻이 제일 위에 나옵니다. "그 일은 아직 시기상조(時機尙早)인 것 같지 않아?"라고 할 때 尙이 '오히려'의 뜻으로 쓰입니다. 때(時)와 기회(機)가 오히려(尙) 이르다(早), 즉 아직은 때와 기회가 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신라 시대에 도시 이름을 '오히려 고을(오히려 상, 고을 주)'이라고 짓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서 찾아보니 尙에는 '높다, 높이다'라는 뜻도 있네요. 성품이 고상(高尙)하다고 할 때, 무언가를 숭상(崇尙)한다고 할 때 尙이 이 뜻으로 사용됩니다. 상주라는 이름도 '높은 고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상덕(尙德, 성딱)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지금까지 저 이름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다가 감이 와서 찾아보니 사전에 상덕(尙德)이 '덕을 받들어 귀하게 여김'이라는 뜻이라고 나와 있네요. 이렇게 새로운 지식을 또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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