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SDK Validation ANDROID_SDK_HOME is set to the root of your SDK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에서 다음과 같은 에러가 날 때가 있습니다.

SDK Validation
ANDROID_SDK_HOME is set to the root of your SDK: C:\Users\username\AppData\Local\Android\Sdk
This is the path of the preference folder expected by the Android tools.
It should NOT be set to the same as the root of your SDK.
Please set it to a different folder or do not set it at all.
If this is not set we default to: C:\Users\username

 

이것은 ANDROID_SDK_HOME 이라는 시스템 변수가 C:\Users\사용자명\AppData\Local\Android\Sdk 로 되어 있어서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이럴 때에는 제어판의 시스템 항목에 있는 환경 변수 목록에서 ANDROID_SDK_HOME 을 찾아서 지워주시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ANDROID_SDK_HOME 항목을 지워주시면 안드로이드 스튜디오가 알아서 자동으로 적당한 경로를 찾게 됩니다.

 

추석 때 짐 정리를 하던 중 17년 전에 입던 한복이 나와서 옛 생각을 떠올리며 입어봤다가 깜짝 놀랐다. 그 때와 비교하면 몸무게가 10kg 넘게 늘었는데도 한 치의 어색함 없이 맞춤복처럼 잘 맞았다. 마침 그 당시에 입던 청바지도 나와서 입어봤는데 단추조차 잠기지 않아서 제대로 입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맞추었던 양복이 체중이 고작 몇 kg 늘자 안 맞게 되어서 수선했던 일도 생각난다.

세계 어느 나라든 박물관에 가면 그 나라의 전통 의복을 볼 수 있다. 옷이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복과 양복을 비교하면 한국과 서양 문화의 차이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한복은 옷이 사람에 맞춘다. 허리는 두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통이 크게 되어 있어서 남는 길이를 몸에 둘러 감게 되어 있다. 그래서 17년 전의 내가 입으나 몸무게가 10kg에 추가로 추석 음식만큼 늘어난 지금의 내가 입으나 그저 겹쳐서 몸에 두르는 길이만 짧아질 뿐 한복 바지는 딱 맞게 되어 있다. 허리띠도 필요한 대로 길이를 조절해서 묶으면 된다. 두루마기의 옷고름도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자연스럽게 늘어뜨리는 게 한복의 멋이다.

양복은 사람이 옷에 맞춘다. 기성복이 아니라 맞춤복이라고 해도 양복은 한 번 만들어지면 그 옷에 사람이 맞춰야 한다. 흔히들 말하는 양복의 핏(fit)은 한 치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도 디올 옴므를 입으려고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는 에피소드가 양복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양복은 벨트를 조이고 넥타이를 꽉 매야 하는 옷이다. 그래서 양복을 잘 입으면 멋이 아니라 무슨 브랜드 이름마따나 스타일이 난다. 스타일과 석판에 무언가를 긁어서 새긴다는 뜻의 스타일러스(stylus)는 어원이 같다. 이어령 선생님이 언급한 대로 나를 긁고 깎아내서 만들어내야 하는 것, 한번 새겨지면 변형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 스타일이다.

그래서 한복과 양복이 다르고 멋과 스타일이 다르다. 멋이 아니라 스타일을 따르게 되면서 사람들이 옷 입는 것이 많이 비슷비슷해졌다. 개성을 따른다고 하지만 이미 사회에서 개성이라고 용인되어 있는 정형(定形)을 따를 뿐인 경우가 많다. 대충 입는 것 같아도 정해진 방식대로 대충 입어야 하는 것이 현대 한국 패션이고 한국 패션의 비극이다.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이라는 제목의 수필에 이런 구절이 있다.

"덕수궁(德壽宮) 박물관에 청자 연적이 하나 있었다. 내가 본 그 연적(硯滴)은 연꽃 모양으로 된 것으로, 똑같이 생긴 꽃잎들이 정연(整然)히 달려 있었는데, 다만 그 중에 꽃잎 하나만이 약간 옆으로 꼬부라졌었다. 이 균형(均衡)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破格)이 수필인가 한다."

피천득 선생님이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이라고 했던 혼자서 옆으로 꼬부라진 꽃잎 하나를 나는 한국인의 정서 속에 존재하는 멋이라고 본다. 정해진 규칙, 즉 정해진 스타일에 답답함을 느끼고 누가 뭐래도 내가 해보고 싶은 대로 청자 연적의 꽃잎 하나처럼 옆으로 꼬부라져 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 한국인의 멋을 억누르지 말고 살려줘야 한다. 그것을 '멋대로 한다'며 부정적으로 취급하지 않고 '멋지다'고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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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관련해서 페이스북에 돌아다니는 문구 중에 특별히 인상적인 문구가 있었다. "우리 집이 얼마나 좁은데! 내가 감옥 가는 걸 무서워할 것 같아?"

부동산은 홍콩의 심각하고도 고질적인 문제다. 유학 온 대학생들이 인턴할 때 사는 5평짜리 원룸 월세가 135만원인데 한국으로 비교하자면 서울대, 카이스트 위치에 있는 홍콩대와 홍콩과기대의 졸업생 초봉 중앙값(median)이 각각 300만원, 270만원이다.[1][2][3] 홍콩의 대학 진학률이 15% 정도에 불과하고 홍콩대와 홍콩과기대가 흔히 말하는 입시 커트라인 상위권 대학임을 감안하면 홍콩에서 20대 직장인이 자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어렵게 따질 것 없이, 홍콩의 최저 임금이 시급 기준 5625원이다.[4] 하루 8시간씩 30일을 꼬박 일하면 얄미울 정도로 정확하게 5평짜리 원룸 월세 135만원이 딱 나온다. 이러니 홍콩 젊은이들은 결혼을 못 하고, 결혼을 해도 부부가 각자의 부모님 집에 따로 산다.

지금의 홍콩 시위를 이해하는 열쇠는 여기에 있다. 젊은이들이 "우리 좀 살게 해줘" 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외지인에게 부동산 시장이 열리는 바람에 부동산 구매자와 실수요자가 달라져서 부동산 값이 폭등했으니 이것 좀 해결해달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이고 아시아 금융의 허브이면 일수록 홍콩인들의 삶은 팍팍해져 가니 어떻게 좀 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꾹꾹 눌려 쌓여 있던 불만을 뻥 터뜨린 결정적인 사건이 범죄인 송환법이었던 것이고.

어떻게 되는 것이 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시위가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홍콩에 살면서 느낀 점은 적어도 주거용 부동산에 대해서만큼은 실수요자 위주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에 신규 분양하는 홍콩의 한 아파트는 한 채의 넓이가 3.6평(36평이 아니라 3.6평), 가격은 2억 6천만원이다.[5] 누가 뭐래도 이건 아니다.

- 주석

[1] 글에서 사용한 환율은 1 홍콩 달러당 150원.
[2] 20,042 홍콩 달러. 홍콩대에서 발간한 Graduate Employment Survey 2018을 참조.
[3] 18,100 홍콩 달러. 홍콩과기대에서 발간한 Graduate Employment Survey 2018을 참조.
[4] 37.5 홍콩 달러. 홍콩 노공처(노동부) 자료 참조.
[5] Tuen Mun 지역에 있는 T-Plus라는 128 스퀘어 피트(3.6평)짜리 아파트 가격이 최소 173만 홍콩 달러(2억 5950만원). South China Morning Post의 Developer slashes prices of T-Plus flats by 38 per cent to get first-home buyers to give Hong Kong’s smallest abodes a look-in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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